'라에르테스'로 분한 글렌 바이암 쇼(Glen Byam Shaw as 'Laertes') by Glyn Philpot - 1934-1935 - 76.2 x 63.5 cm '라에르테스'로 분한 글렌 바이암 쇼(Glen Byam Shaw as 'Laertes') by Glyn Philpot - 1934-1935 - 76.2 x 63.5 cm

'라에르테스'로 분한 글렌 바이암 쇼(Glen Byam Shaw as 'Laertes')

캔버스에 유화 • 76.2 x 63.5 cm
  • Glyn Philpot - October 5, 1884 - December 16, 1937 Glyn Philpot 1934-1935

"당신의 대사와 표정, 동작, 모든 것이 아름다웠고 무게감도 완벽했습니다." 이것은 화가 글린 필팟(Glyn Philpot)이 햄릿의 라에르테스를 연기한 글렌 바이암 쇼(Glen Byam Shaw)에게 보낸 편지의 내용입니다. 

필팟의 그림에서 바이암 쇼는 분장을 하고 막 독백을 시작하려는 모습인데요, 진한 화장과 조명이 더욱 연극적인 효과를 더하고 있습니다. 짙은 턱선, 아치형 눈썹, 생생한 질감(풀을 먹인 옷깃과 주름진 소매, 브로케이드 원단 등)은 라에르테스의 캐릭터와 함께 표면, 의상, 그리고 기교에 관한 화가의 열정을 함께 드러냅니다. 원래 3/4 길이의 커다란 초상화였지만, 필팟은 모델의 창백하고 우아한 얼굴과 화려한 드레스에 집중시키기 위해 일부를 잘라내었는데요, 따라서 작품이 더욱 강렬해 보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경력의 정점이었던 1935년 필팟은 로열 아카데미에 그림 다섯 점을 제출하게 되는데 이 작품은 그중 하나입니다. 이 초상화는 당시 만연했지만 숨겨져 있던 동성애 네트워크를 암시합니다. 필팟이 살았던 당시 영국에서 동성애는 불법이자 커다란 낙인이었는데요, 이러한 법적 사회적 환경은 특히 남성에게 매우 억압적이었다고 합니다. 1967년에 들어서야 동성애가 합법화되었으니까요. 

추신. 필팟이 처음으로 셰익스피어 연극 의상을 입은 배우를 그린 건 아니에요. 필팟 이전에  존 싱어 사전트(John Singer Sargent)도 이 소재로 그림을 그렸습니다.  맥베스 부인을 그린 사전트의 초상화를 감상해 보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