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9년 오늘, 스페인 회화의 황금기를 대표하는 화가이자 스페인·포르투갈 국왕 펠리페 4세의 궁정 화가였던 디에고 벨라스케스(Diego Velázquez)가 세례를 받았습니다. 정확한 출생일은 알려지지 않았으니, 오늘을 그의 생일처럼 기념해보려 합니다!
전쟁의 신 마르스조차도 가끔은 휴식이 필요합니다.
이 작품은 신화화(mythological painting) 장르에 속하며, 전쟁의 신 마르스를 풍자적이고 인간적인 시선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벨라스케스는 고전 조각인 루도비시 아레스(Ludovisi Ares, 스코파스 작으로 추정)나, 미켈란젤로의 사색하는 자(Il Penseroso) 등에서 영감을 받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영웅적이고 신적인 힘을 상징하던 전통적인 묘사와는 달리, 이 작품에서의 마르스는 고뇌하고, 무기력하며, 인간적인 인물로 재해석됩니다.
전쟁의 신은 쉬고 있는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그의 표정은 사색, 체념, 혹은 피로를 떠올리게 합니다. 허벅지에 기댄 창, 발치에 벗어둔 갑옷과 투구 덕분에 마르스임을 알아볼 수 있지만, 그는 더 이상 영광에 찬 상태는 아닙니다. 나체에 드러나는 늘어진 피부는 노쇠함과 피로감을 상징하며, 이 신에게 우울하고 음울한 분위기를 더합니다. 전형적인 강인한 전사의 모습과는 거리가 멉니다.
일부 미술사학자들은 이 그림에서 바니타스(vanitas, 덧없음의 상징)적 주제를 읽어냅니다. 마르스는 승리의 허무함을 되새기고 있는 듯합니다. 이러한 분위기는 특히 한때 막강했던 플랑드르 군이 로크루아 전투에서 패배한 스페인 군사력의 쇠퇴를 암시하고 있다고 해석되기도 합니다. 이는 그의 콧수염 스타일과 같은 사소한 요소에서 미묘하게 드러납니다.
이 작품이 가진 해석의 또 다른 가능성으로, 마르스와 비너스의 불륜 신화가 있습니다. 벨라스케스의 다른 작품에서 둘의 불륜이 비너스의 남편, 불칸에 의해 들통나는 장면이 묘사되었었죠. 마르스 뒤에 있는 하얀 린넨은 두 연인이 덫에 걸린 순간을 암시할 수 있으며, 마르스의 무너진 듯한 자세와 침잠한 분위기는 사랑의 상실에서 오는 슬픔, 혹은 승리보다 더 고통스러운 감정을 드러내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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