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38년의 오늘, 이탈리아의 바로크 화가이자 판화가인 엘리자베타 시라니(Elisabetta Sirani)가 태어났습니다. 그녀는 근대 볼로냐 최초의 여성 예술가 중 한 명으로, 다른 여성 예술가들을 위한 아카데미를 설립하기도 했는데요. 안타깝게도 27세의 나이에 의문의 죽음으로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현재 남아 있는 그녀의 그림은 매우 귀중합니다.
오늘 소개하는 그림은 알렉산더 대왕 휘하의 타르키아인 장군에게 성폭행을 당한 티모클레아(Timoclea)의 이야기를 다른 플루타르크(Plutarch)의 글이 원작입니다. 이 장군 자신도 알렉산더 대왕의 이름을 딴 인물인데요. 티모클레아는 복수를 계획하면서 복종하는 척하며 가해자와 맞섭니다. 그녀는 운명을 탄식하며, "비록 모든 것을 잃었다해도, 나는 폭력으로부터 내 몸을 지켰을지도 모른다" 라고 그에게 말했습니다. 그런 다음 그녀는 귀중품이 숨겨져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빈 우물로 그를 유인하여 밀어 넣은 다음 무거운 돌을 던져 그의 운명을 봉인하게 됩니다.
시라니의 작품에서 티모클레아는 알렉산더 대왕 이야기속의 부차적인 존재라기 보다는 중심적인 인물입니다. 그녀의 오빠가 명성이 자자한 남성 동성애 커플 150쌍으로 구성된 최강 부대의 일원이었기에 티모클레아는 알렉산더 대왕의 벌을 피할 수 있었는데요. 이 때문에 남성 작가와 화가들은 종종 그녀에 관한 이야기를 알렉산더 대왕이 보여준 관용에 대한 작은 일화로 축소하곤 했습니다.
시라니는 다른 방식으로도 비범했는데요. 물 주전자 옆에 보이는 돌에 그녀의 이름 "ELISAB. SIRANI. F"을 써넣었는데, 이것은 당시 볼로냐의 남성 화가들 사이에서도 흔치 않은 행동이었습니다. 이토록 시라니는 자신감이 넘치고 당당한 화가였습니다. 그녀가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난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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