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년 3월, 폴란드 루블린(Lublin)에 있는 갤러리 라비린트(Galeria Labirynt)에서 폴란드 개념 예술가 루치안 데미도프스키(Lucjan Demidowski)의 개인전 '정원(Garden)'이 열렸습니다. 처음 보기에 이 전시회는 단순한 사진 전시처럼 보였습니다. 작가는 갤러리의 커다란 벽면에 잎이 없는 나뭇가지들이 뒤엉킨 모습을 담은 72점의 흑백 사진을 전시했습니다. 리듬감 있게 배열된 이 이미지들은 마치 그래픽 구조처럼 빽빽한 선의 망을 만들어냈습니다.
하지만 정원은 사진 이미지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었습니다. 데미도프스키는 갤러리 바닥의 갈라진 틈에 진짜 풀을 심었습니다. 이 식물은 건물 밖에서 가져온 것으로, 전시 기간 내내 조명을 비추고 물을 주어 가꾸었습니다. 전시가 끝난 뒤 작가는 이 풀을 원래 있던 자리에 다시 심어주었습니다. 풀은 처음보다 더 튼튼하고 크게 자란 상태였습니다.
데미도프스키는 사진 작품을 벽에 걸린 정지된 이미지에만 가두지 않고, 살아 숨쉬는 유기적인 과정 속으로 통합시켰습니다. 사진 속의 생명력 없는 겨울 나뭇가지들은 실제 살아있는 식물과 대조를 이루는듯 보입니다. 기록된 이미지가 실제 생물학적 생명 활동과 마주하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단순하지만 의미 있는 행동은 사진이 단지 무언가를 표현하는 수단을 넘어 하나의 활동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며 그의 예술 세계를 넓혀주었습니다.
정원은 예술과 현실 사이, 즉 기록되어 고정된 것과 살아 움직이며 자라나는 것 사이의 관계를 탐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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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cjan Demidowsk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