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과 담배

훌륭한 초상화는 모델에 대해 잘 알려주는 것만큼 화가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여인과 담배(1925)의 화가 아그네스 굿서(1864-1939)는 자신의 예술가 인생의 한 면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그림의 모델은 화가의 연인인 레이첼 던(‘체리’로도 알려져 있다)으로, 탁자에 앉아 우아한 손으로 담배를 들고 얼음같이 푸른 눈으로 관객을 바라보고 있다. 그녀가 걸친 숄의 아름답고 복잡한 질감에서부터 섬세한 도기 컵과 접시까지, 굿서는 자신의 그림에서 수많은 디테일들을 잡아내고 있다. 부채, 탁상 램프, 재떨이는 가정적인 장면을 만드는 친밀한 소재들이다. 모델은 담배와 함께 차 한잔을 하며 쉬고 있다. 부채는 아마 조금 뒤 열기를 식힐 때 사용할 것이다.

이 시기엔 여성들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잘 그리거나 촬영하지 않았으나, 여성들이 용감하게 장벽을 깨고 새로운 것들을 시도하던 광란의 1920년대에 들어선 매우 인기 있어진다. ‘럭키 스트라이크’와 같은 담배 회사들은 다음과 같은 슬로건들로 여성들을 유혹하기 시작했다. “사탕 대신 ‘럭키’를 손에 넣으세요.”

레이첼 던과 그녀의 남편 버나드 로엘빈크는 아그네스 굿서의 가까운 친구들이었다. 그들은 모두 상류 사회의 부유한 호주인들이었고, 비슷한 친구들과 어울렸다. 때문에 레이첼의 남편이 레이첼과 굿서와 연애를 알았을 때 이는 상당히 큰 추문이 되었다. 굿서와 레이첼은 파리에 정착했고 레이첼은 자주 굿서의 모델이 되었다. 그들은 보헤미안 라이프스타일로 살았고 파리가 주는 자유와 영감을 즐겼다.

슬프게도 1939년 굿서가 사망한 후 그녀의 작품들은 광범위하게 잊혀졌다. 아마 지금이 그녀의 작업들을 다시 되돌아보아야 할 때일 것이다.

-하이디 월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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