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을 마치고(After the Bath)

비록 호아킨 소로야(Joaquín Sorolla)의 해변 장면들은 대체로 놀랄만한 시각적 다양함과 흥미로운 주제들을 보여주지만, 그의 전작 중 일부만이 "목욕을 마치고" 처럼 서사, 예술적 참고, 번득이는 붓질, 그리고 빛의 움직임에 의한 놀라운 환상이 복잡하게 섞여있는 것을 보여줍니다. 미장센은 단순하고, 인물들은 그림을 보는 이에게 가까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한 젊은 커플이 해변에서 만났습니다. 그녀는 막 파도에서 빠져나왔고, 젖어서 주름진 수영 셔츠는 사춘기 소녀의 몸에 달라붙어 있습니다. 단추 하나가 풀렸고, 그녀가 단추를 끼우려고 돌아설 때 젊은 어부(그의 밀짚모자 때문에 추정이 가능합니다)가 그녀의 목욕 타월을 들고 있고, 그녀는 수줍게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그의 최면에 걸린듯한 시선은 그녀의 매력이 효력을 발휘했음을 알려주는데, 이 그림을 본 사람들은 종종 그가 어부이지만 반대로 그녀가 그를 '꿰었다고(hook)' 얘기하곤 합니다. 

이 이야기는 솔직히 에로틱하지만 심리적인 면에서는 꽤 유머러스한데 놀랍게도 전혀 외설적이진 않습니다. 빛은 오른편 위쪽에서 그들 위로 쏟아지고, 물 위로 반사되며(그녀의 발가락 위로 푸른빛을 남기며), 모래 위로 어슴푸레 튀어 오르며, 그리고 노란색, 분홍색과 연한 청록색이 어우러진 천을 통과합니다. 배경은 완전히 추상적입니다.

이 작품의 이미지는 자연스러운 것처럼 보임에도 불구하고, 유명한 작품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사실 이 구성의 모티프는 이탈리아 르네상스 화가 산드로 보티첼리(1445-1510)의 명작인 '비너스의 탄생'과 동일한데, 여신이 파도에서부터 탄생하며 수행원들이 그녀의 뒤에서 천을 들고 서 있는 장면입니다. 더군다나 그림 속 이 발렌시아 여성은 실물을 그대로 그린 것이 분명하겠지만, 소로야가 로마와 파리의 박물관에서 잘 알고 있었을 고대 조각상인 비너스 제네트릭스(Venus Genetrix)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소로야는 이 조각상에 매료되어서 마드리드의 그의 정원에 이것의 석고상을 가져다 두었습니다. 그 결과 이러한 사례들은 소로야가 과거의 미술을 잘 받아들이고, 그것들을 그 자신만의 휘황찬란한 20세기 초 스페인의 이미지로 완벽하게 통합시키는 능력을 잘 보여줍니다.

- MBB

오늘의 이 아름다운 작품은 아메리카 히스패닉 재단의 도움으로 제공 드립니다. <3

P.S. 호아킨 소로야에 대해서 알아야 할 여덟 가지가 이곳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