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seph Mallord William Turner
로마로의 마지막 여행을 한 지 10년이 지난 후, 터너(Turner)는 기억을 더듬어 영원한 도시(Eternal City, 역주: 로마를 일컫는 말)를 그렸습니다. 바로크식 교회와 로마 포룸(Roman Forum) 내부 및 주변의 고대 유적들이 왼편의 떠오르는 달과 오른편의 카피톨리노 언덕(Capitoline Hill) 뒤편의 석양에 의해 흩어지는 무지갯빛 속으로 녹아들어 가는 듯 보입니다. 이런 화려한 광채 속에서 로마의 시민들은 일상을 살아가고 있어요. 이 작품 속 진주빛 색채와 일렁거리는 빛의 효과는 이것이 터너의 가장 완성도 높은 작품임을 잘 보여줍니다.
1839년, 이 작품이 로열 아카데미에서 처음으로 전시되었을 때는 바이런 경(Lord Byron)의 명작인 <차일드 해럴드의 편력(Childe Harold's Pilgrimage, 1818)>의 수정된 시구절이 동반되었습니다. "달은 떠올랐지만 아직 밤은 아니네, / 아직 태양은 달과 함께 하루를 나누네." 이 시처럼 터너의 작품은 로마의 지속된 장엄함을 일깨웁니다. 로마는 유구히 화가들에게 실제 세계의 일부보다는 상상 속의 도시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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