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랑슈 라젤(Blanche Lazzell)은 페르낭 레제(Fernand Léger)를 비롯한 입체주의 예술가들과 함께 파리에서 공부한 후, 유럽 모더니즘의 파격적인 새로운 언어를 뜻밖의 장소인 매사추세츠주 프로빈스타운(Provincetown)으로 가져왔습니다. 그곳에서 그녀는 '화이트 라인 목판화(white-line woodcut)' 기법의 선구자 중 한 명이 되었습니다. 이는 하나의 목판을 조각한 뒤 여러 색의 잉크를 입히고, 조각된 선은 흰색으로 남겨 화면을 서로 다른 영역으로 구분하는 혁신적인 기법이었습니다.
라젤은 40대에 추상화를 본격적으로 받아들였습니다. 당시 미국에서는 추상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기가 여전히 쉽지 않았고, 특히 뉴욕의 주요 갤러리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활동하던 여성 예술가에게는 더욱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녀는 추상을 잠시 거쳐 가는 실험으로 여기지 않고 자신의 예술의 중심에 두었습니다. 이 작품과 같은 회화에서는 알아볼 수 있는 대상들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서로 겹쳐지는 기하학적 형태와 세심하게 균형을 이룬 색면, 그리고 강렬한 시각적 리듬감이 대신합니다.
구상 미술이 가장 인기가 많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저희는 가끔 추상을 비롯한 다른 미술 양식을 소개하는 것도 즐깁니다! 오늘 소개해 드린 걸작이 수록된 저희의 2027년 12개월 주간 플래너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확인해 보시고 일상의 할 일들을 예술로 채워보세요!
추신. 추상 미술의 경계를 확장한 미국 여성 예술가들을 더 만나보고 싶으신가요? 생동감 넘치는 작품 '서머 스트리트(Summer Street)'로 유명한 그레이스 하티건(Grace Hartigan)의 이야기도 확인해 보세요.
Blanche Lazze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