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의 예술가 알렉산드라 엑스테르(Alexandra Exter)는 20세기 초 아방가르드 미술을 이끈 주요 인물 가운데 한 명이었습니다. 키이우와 파리를 자주 오가며 활동했던 그녀는 서유럽과 동유럽에서 일어난 예술적 실험을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파리에서 엑스테르는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 조르주 브라크(Georges Braque), 필리포 토마소 마리네티(Filippo Tommaso Marinetti)를 비롯한 이탈리아 미래주의자들을 만났습니다. 이를 통해 프랑스 입체주의와 이탈리아 미래주의의 아이디어를 당시 새롭게 등장하던 입체-미래주의(Cubo-Futurism) 운동과 결합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키이우와 러시아 제국의 아방가르드 예술가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으며, '다이아몬드 잭(Jack of Diamonds)'과 '5 × 5 = 25' 같은 주요 전시에도 참여했습니다.
이 '정물'은 엑스테르가 1912년부터 1914년까지 파리에 머무는 동안 그린 작품으로 추정되며, 1914년 모스크바에서 열린 '다이아몬드 잭' 전시에 출품되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공간을 여러 조각으로 나누고 평면들을 겹쳐 배치한 구성에서 입체주의의 영향을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지만, 엑스테르는 이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발전시켰습니다. 입체주의 정물화에 자주 등장하는 병과 잔에 신문 기사와 광고의 일부, 그 밖의 콜라주 조각들을 뒤섞었으며, 화면 왼쪽 위에는 화살이 관통한 듯한 의문의 문자 'A'를 배치했습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초기 입체주의 작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절제된 갈색과 회색조에서 벗어나, 강렬하고 생생한 색채로 화면을 가득 채웠다는 점입니다. 이 작품은 엑스테르가 파리에서 접한 파격적인 예술 실험과 고국의 시각적 전통을 결합한 결과물입니다. 유럽 아방가르드 미술의 여러 중심지를 오가며 서로 다른 예술적 흐름을 연결했던 그녀의 독특한 위치를 잘 보여줍니다.
추신 1. 엑스테르와 같은 예술가들이 왜 병과 테이블, 심지어 방 전체를 기하학적인 조각들로 나누어 표현하기 시작했는지 궁금하신가요? 저희의 온라인 강좌 '입체주의 101(Cubism 101)'에서 현대 미술의 가장 혁명적인 운동 중 하나인 입체주의가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알아보세요.
추신 2. 엑스테르의 작품에는 미래주의의 영향도 드러납니다. 미래주의 운동과 그 혁명적인 선언문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