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기모노를 입은 여인 (Woman in a Summer Kimono) by Hashiguchi Goyō - 1920 - 45.1 x 29.4 cm 여름 기모노를 입은 여인 (Woman in a Summer Kimono) by Hashiguchi Goyō - 1920 - 45.1 x 29.4 cm

여름 기모노를 입은 여인 (Woman in a Summer Kimono)

채색 목판화 • 45.1 x 29.4 cm
  • Hashiguchi Goyō - December 21, 1880 - February 24, 1921 Hashiguchi Goyō 1920

톨레도 미술관과의 특별한 한 달이 계속됩니다—맘껏 즐기세요!  : )

일본 목판화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들은 우키요에('부유 세계의 그림'이라는 뜻)라고 알려진 에도 시대(1615–1868)의 아름다운 여인들, 여가 활동, 가부키 배우들을 대상으로 한 작품들이지만, 20세기 초반의 목판화들을 보면 그 기술적 기교가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많은 예술가들이 기존의 일본 미술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서양에서 영향받은 특징들도 반영하는 능력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하시구치 고요(Hashiguchi Goyō)의 여름 기모노를 입은 여인 은 화장실에 있는 여인이라는 전형적인 내밀한 시선을 묘사하면서 기존의 우키요에 미학보다도 서양의 리얼리즘과 공간적 부피감을 활용합니다.

35세에 고요는 이미 저명한 출판인인 와타나베 쇼타부로(Watanabe Shōzaburō)와의 첫 출판을 마친 유명한 화가 였습니다. 출판물이 고요가 요구했던 수준을 맞추지 못하자, 고요는 개인 조각가와 인쇄가를 고용해 독립 출판을 시작합니다. 덕분에 작품에 대한 통제력을 유지하면서 당시 일본에서 출판되었던 어느 출판물보다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선보이게 됩니다. 안타깝게도 41세의 이른 나이에 임종을 맞이했기에 3년에 걸쳐 12개 작품을 생산한 것이 전부였습니다.

고요는 여기 오사카의 레스토랑 이초(Icho)의 서버였던 그의 모델이자 연인인 나카타시 츠루(Nakatani Tsuru)가 거울 앞에 무릎 꿇고 앉은 자세로 얇은 여름 기모노를 들고 관객을 지그시 바라보는 모습을 그렸습니다. 일본 사회 내 여성상의 급격한 변화가 기존의 외모와 역할의 기준을 위협하던 때 만들어진 작품임을 생각하면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고 그 둘의 조화를 이뤄내려는 것 같습니다. 그림 속 여인이 우키요에 기준에서 아주 매혹적이면서도 자존감과 차분한 평정심이라는 완전한 현대적인 면모를 지니고 있는 것을 보면요.

P.S. 여기에서 일본 목판화로 만들어진 아름다운 가을 달을 감상해보세요. <3